이규보가 지은 동국이상국집에는 팔만대장경을 각판하면서
기도하며 올리는 글인 大藏刻板君臣祈告文이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팔만대장경을 각판하면서 기도하며 올리는 글인 大藏刻板君臣祈告文의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國王諱, 謹與太子公侯伯宰樞文虎百寮等, 熏沐齋戒, 祈告于盡虛空界十方無量諸佛菩薩, 及天帝釋爲首三十三天一切護法靈官.
甚矣, 達旦之爲患也. 其殘忍凶暴之性, 已不可勝言矣, 至於癡暗昏昧也, 又甚於禽獸, 則夫豈知天下之所敬, 有所謂佛法者哉. 由是凡所經由, 無佛像梵書, 悉焚滅之. 於是符仁寺之所藏大藏經板本, 亦掃之無遺矣. 嗚呼, 積年之功, 一旦成灰, 國之大寶喪矣. 雖在諸佛多天大慈之心, 是可忍而孰不可忍耶.
因竊自念, 弟子等智昏識淺, 不早自爲防戎之計, 力不能完護佛乘, 故致此大寶喪失之災, 實弟子等無狀所然. 悔可追哉. 然金口玉說, 本無成毀, 其所寓者器耳, 器之成毀, 自然之數也. 毀則改作, 亦其所也. 況有國有家, 崇奉佛法, 固不可因循姑息, 無此大寶, 則豈敢以役鉅事殷爲慮, 而憚其改作耶.
今與宰執文虎百僚等, 同發洪願, 已署置句當官司, 俾之經始. 因考厥初草創之端, 則昔顯宗二年, 契丹主大擧兵來征, 顯祖南行避難, 丹兵猶屯松岳城不退. 於是乃與群臣, 發無上大願, 誓刻成大藏經板本, 然後丹兵自退. 然則大藏, 一也, 先後雕鏤, 一也, 君臣同願, 亦一也, 何獨於彼時丹兵自退, 而今達旦不爾耶. 但在諸佛多天鑑之之何如耳.
苟至誠所發, 無愧前朝, 則伏願諸佛聖賢三十三天, 諒懇迫之祈, 借神通之力, 使頑戎醜俗, 斂蹤遠遁, 無復蹈我封疆. 干戈載戢, 中外晏如, 母后儲君, 享壽無疆, 三韓國祚, 永永萬世. 則弟子等當更努力, 益護法門, 粗報佛恩之萬一耳. 弟子等無任懇禱之至, 伏惟炤鑑云云.
『東國李相國集』全集 卷25, 「雜著」 大藏刻板君臣祈告文
◆팔만대장경을 각판하면서 기도하며 올리는 글인 大藏刻板君臣祈告文을 우리말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국왕 휘(諱)는 태자(太子)⋅공(公)⋅후(侯)⋅백(伯)⋅재추(宰樞), 문무백관 등과 함께 목욕재계하고 끝없는 허공계(虛空界), 시방의 한량없는 제불보살(諸佛菩薩)과 천제석(天帝釋)을 수반으로 하는 삼십삼천(三十三天)의 일체 호법영관(護法靈官)에게 기도하며 알립니다.
심하도다, 달단(達旦)이 환란을 일으킴이여! 그 잔인하고 흉포한 성품은 이미 말로 다할 수 없고, 심지어 어리석음은 또한 짐승보다 심하니, 어찌 천하에서 공경하는 바를 알겠으며, 이른바 불법(佛法)이란 것이 있겠습니까? 이런 까닭에 그들이 지나간 곳에는 불상과 범서(梵書)를 마구 불태워 버렸습니다. 이에 부인사(符仁寺)에 소장된 대장경(大藏經) 판본도 또한 남김없이 태워 버렸습니다. 아, 여러 해를 걸려서 이룬 공적이 하루아침에 재가 되어 버렸으니, 나라의 큰 보배가 상실되었습니다.제불다천(諸佛多天)의 대자심(大慈心)에 대해서도 이런 짓을 하는 데 무슨 짓을 못하겠습니까?
생각건대, 제자 등이 지혜가 어둡고 식견이 얕아서 일찍이 오랑캐를 방어할 계책을 세우지 못하고
힘이 능히 불승(佛乘)을 보호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큰 보배가 상실되는 재화를 보게 되었으니,
실로 제자 등이 무상했기 때문입니다.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금구옥설(金口玉說)은 본래 이루게 되거나 헐게 되는 것이 아니요,
단지 그릇에 담길 따름이니 그릇이 이루어지고 헐어지는 것은 자연의 운수입니다.
헐어지면 고쳐 만드는 일은 또한 꼭 해야 할 것입니다.
하물며 국가가 불법을 존중해 받드는 처지이므로 진실로 우물쭈물하며 넘길 수는 없는 일이니,
이런 큰 보배가 없어졌는데도 어찌 감히 역사(役事)가 클 것을 염려하여 고쳐 만드는 일을 꺼려하겠습니까?
이제 집정자와 문무백관 등과 함께 큰 서원(誓願)을 발하여 이미 담당 관사(官司)를 두어 그 일을 경영하게 하였습니다. 처음의 역사(役事)를 살펴보았더니,
옛날 현종 2년(1011)에 거란주(契丹主)가 크게 군사를 일으켜 와서 정벌하자 현종은 남쪽으로 피난하고, 거란 군사는 송악성(松岳城)에 주둔하고 물러가지 않았습니다. 현종은 이에 여러 신하들과 함께 더할 수 없는 큰 서원을 내어 대장경을 판각하기로 맹세하자 거란 군사가 스스로 물러갔습니다.
그렇다면 대장경도 같고 전후로 판각한 것도 같으며, 군신이 함께 서원한 것도 또한 동일한데, 어찌 그때만 거란 군사가 스스로 물러가고 지금의 달단은 그렇지 않겠습니까?
다만 제불다천(諸佛多天)이 어느 정도 보살펴 주느냐에 달려 있을 뿐입니다.
진실로 발원의 지극한 정성이 전조(前朝)에 부끄럽지 않으니, 원하옵건대 제불성현 삼십삼천(諸佛聖賢三十三天)은 간곡하게 비는 것을 살피시고 신통한 힘을 빌려주시어 흉악한 오랑캐를 물리치고 다시는 우리 국토를 밟는 일이 없게 해 주소서. 전쟁이 그치고 나라 안팎이 편안하며, 모후(母后)와 저군(儲君)이 무강한 수를 누리고 나라의 국운이 만세토록 유지되게 해 주소서.
그리하면 제자 등은 마땅히 노력하여 더욱 법문(法門)을 보호하고 부처의 은혜를 만분의 일이라도 갚겠습니다. 제자 등의 간절히 비는 마음 지극하오니 밝게 살펴 주시기를 삼가 바랍니다. 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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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은 이전에 있던 초조대장경이 불타자 만든 것인데요
이와 관련한 기록을 다음과 같습니다
국가가 불법을 존중해 받드는 처지이므로 진실로 우물쭈물하며 넘길 수는 없는 일이니,
이런 큰 보배가 없어졌는데도 어찌 감히 역사(役事)가 클 것을 염려하여 고쳐 만드는 일을 꺼려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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