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포츠/스포츠일반

린드블럼과 후랭코프

by 산골지기 2018. 5. 15.
728x90

린드블럼과 후랭코프는 14일까지 각각 6승을 기록해 다승 공동 선두다. 외국인 투수 중에선 앙헬 산체스(SK·4승1패)에게 2승 앞서 있다. 단순히 승리 수만 많은 게 아니다. 세부지표가 훌륭하다. 린드블럼은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이 1.05로 2위. 후랭코프는 평균자책점이 2.60으로 4위다. 잘 던지고 승리까지 쌓는 이상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두 선수는 팀 승리(26승)의 약 46%인 12승을 합작했다.

 2015년부터 3년 동안 롯데에서 뛴 린드블럼은 이 기간 동안 통산 28승27패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롯데의 1선발을 맡기도 했지만 임팩트가 강한 성적은 아니었다. 10승을 거둔 2016년엔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 16명 가운데 평균자책점(5.28)이 최하위였다. 두산에선 임무가 막중했다. 더스틴 니퍼트(현 kt)의 빈자리를 채워야 했다. 2011년부터 7년 동안 두산에서 뛴 니퍼트는 KBO 리그 외국인 최다승인 94승(43패)을 거두며 에이스로 활약했다.

여러 가지 문제가 겹치면서 지난 시즌 이후 재계약이 불발됐고, 두산이 고심한 끝에 선택한 카드가 린드블럼이다. 이름값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보란 듯이 성적으로 극복 중이다. 9경기에서 57⅓이닝을 소화했다. 꾸준하게 경기당 6이닝 이상을 책임진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선발이 이닝을 길게 끌어 주는 게 고맙다. 에이스 역할을 해 주니까 큰 도움이 되고 안정된다"며 활약을 반겼다.

후랭코프는  KBO 리그에 첫발을 내디딘 외국인 투수로 빅리그 경력이 단 1경기에 불과했다. 마이너리그 성적은 통산(8년) 27승33패 평균자책점 3.80. 266경기를 소화했고 이 중 70경기를 선발로 뛰었다. 오클랜드 소속이었던 2014년엔 마이너리그 더블 A에서 마무리 투수를 맡기도 했다. 쉽게 말해 선발보다 불펜 경험이 더 많았다. 외국인 선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KBO 리그 장기 레이스에서 문제가 될 여지가 충분했다.

그러나 모든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위력적인 컷패스트볼을 앞세워 피안타율이 0.170에 불과하다. WHIP도 1.11로 수준급이다.

린드블럼과 후랭코프의 활약은 2007년 34승을 합작한 다니엘 리오스(22승) 맷 랜들(12승) 그리고 무려 40승을 보탠 2016년 니퍼트(22승) 마이클 보우덴(18승) 조합을 떠오르게 한다. 타이밍도 절묘하다. 두산은 유희관(1승3패 평균자책점 8.64)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2군에 내려갔고, 장원준(3승3패 평균자책점 7.71)의 안정감도 기대 이하다. 국내 선발진이 흔들리면서 팀 선발 평균자책점이 4.99로 리그 6위까지 떨어졌다.

린드블럼과 후랭코프가 아니었다면 더 극심하게 흔들릴 수 있었다. 그만큼 둘의 건재함은 두산의 큰 힘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