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 전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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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시즌 K리그1(1부리그) 우승 트로피를 놓고 시즌 최종 라운드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전북현대와 울산현대가 2020시즌을 시작한다. 첫 단추는 정규리그가 아닌 아시아 무대. 어쩌면 두 팀이 더 비중을 높이고 있는 대회일 수도 있다.
울산현대가 11일 오후 7시30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FC도쿄(일본)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F조 1차전을 치른다.
울산의 시즌 첫 경기이면서 K리그를 대표해 ACL에 출전하는 4개팀(전북, 울산, 서울, 수원)을 통틀어 가장 먼저 테이프를 끊는 일정이다. 애초 FC서울도 이날 베이징 궈안(중국)과 대결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우려 때문에 4월28일로 미뤄졌다.
울산의 2020년은 '절치부심'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시즌이다. 지난해 시즌 내내 K리그1 선두를 달리던 울산은 38라운드 최종전에서 포항에 패하면서 경쟁자 전북에 트로피를 내줬다. 김도훈 감독부터 선수단 전체, 프런트와 팬들 모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던 결과다. 만회할 수 있는 길은 올해 기필코 정상에 오르는 것뿐이다. 그를 위해 스쿼드를 보강했다.
지난해 MVP 김보경이 전북으로 이적하고 수문장 김승규가 일본으로 돌아가는 누수도 있었다. 하지만 플러스 요인이 더 많다. 일단 골문은 김승규와 함께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조현우(전 대구)로 대체한다. 미드필드진은 윤빛가람(전 제주)과 고명진(전 NK슬라벤) 등 전직 국가대표와 최근 AFC U-23챔피언십 MVP인 원두재(전 후쿠오카)로 채운다.
여기에 수비진에 장신 센터백 정승현(전 가시마)이 가세했고 전방에는 네덜란드 1부리그 AZ알크마르에서 뛰던 노르웨이 출신의 비욘 존슨을 영입, 기존의 주니오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게 만든다.
김도훈 감독은 "울산은 ACL과 K리그 그리고 FA컵까지 참가하는 모든 대회의 우승을 위해 준비하는 팀"이라면서 "모두가 합심해 지난해의 아쉬움을 만회하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그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첫 경기가 곧 펼쳐진다. 이튿날에는 전북현대가 나선다.
K리그1 3연패에 빛나는 전북은 오는 12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역시 일본 클럽인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상대로 ACL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갖는다. K리그 우승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 전북은 지난해 3연패 달성 후 "내년에는 무조건 아시아 정상 탈환'을 기치로 세웠을 정도로 ACL에 애착이 크다.
지난 2016년 이후 4년 만에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효자 외국인 공격수 로페즈가 상하이 상강(중국)으로 떠나고 지난해 공수의 핵심 역할을 했던 문선민과 권경원이 나란히 상주상무에 입대한 것은 마이너스 요소다. 하지만 들어온 자원들도 넉넉하다.
앞서 소개했듯 울산에서 김보경을 영입한 것은 가장 큰 소득이다. 김보경은 전북이 2016년 ACL 정상에 오를 때 핵심 미드필더 역할을 맡은 바 있다. 여기에 2부리그로 강등된 경남FC로부터 일본인 미드필더 쿠니모토를 영입, 아시아쿼터를 채웠고 남아공 국가대표 출신의 벨트비크와 브라질 출신의 테크니션 무릴로 등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로 전방을 보강했다.
수비라인에 노련한 오반석(전 알와슬)과 패기의 구자룡(전 수원)를 가세시키면서 동시에 홍정호를 완전 이적으로 남겨뒀고 공격진에는 김학범호의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조규성을 수혈해 이동국의 뒤를 받치게 했다. 이미 쟁쟁한 선수들에 이들이 더해질 시너지를 떠올린다면, 충분히 ACL 정상을 노릴 수 있다는 평가가 많다.
새 얼굴이 많기에 기대되는 측면도 크나 반대로 조직력이라는 측면에서는 아킬레스건이 있을 수밖에 없는 첫 경기다. 어차피 뒤로 가면 갈수록 강해질 두 팀이다.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중요하다